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작문] #14. 날이 춥다

날이 춥다.
볕이 들지 않는 실내를 떠나
주차장으로 간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해의 궤적 앞으로
높은 건물이 가리우고 있지만
남겨진 틈으로도 해는 모습을 드러냈다.

운전석을 최대한 뒤로 밀고
책상다리를 하기 좋게 의자를 조정한다.

눈부신 햇살이 따스하게 왼쪽 뺨을 어루만지면
가져온 책의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긴다.

찬 바람이 차체를 부드럽게 흔들때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던 눈길은
어느새 다가온 그림자를 쫓고있다.

해는 다시 건물 뒤로 숨어버렸고
나는 다시 나타날 시간을 셈해본다.

이제 온기는 느껴지지 않지만
다시금 밝아올 그 시간을 기대하며
옷깃을 여민다.


-----
(2023.1.3.)
*[작문] 말머리의 글은 어떤 특정한 인물이나 단체와 관련이 없는 순수한 창작물입니다.

댓글